영어 정복? 언어는 노출이라는 가장 간단한 진리.
영어로 벌어 먹고사는 저조차도 한국에서 영어교육이라고 하면 치가 떨릴 정도입니다.
대한민국이 1년에 영어로 지출하는 사교육비도 엄청나죠.
거기에 요즘엔 공교육에서조차 영어에 들이붓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영어마을은 어떤가요? 돈 들여서 쓸데없는 영어마을 곳곳에 지어놓은 후 지금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영어유치원은요? 국어교육 하기도 모자를 판에 영어 배운다고 비싼 곳은 1년에 2000만 원까지 한답니다.<기사링크>
각종 인증시험은 또 어떤가요? 토플, 토익, 텝스, 토셀, PELT 등등 초등학생들부터 성인들까지 이 인증시험에만 지출하는 비용도 어마어마합니다.
어학연수는요? 이제는 초등학생에게까지 어학연수 바람이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서점에 가보면 영어 관련 서적이 꼭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에 올라와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학습 관련 방법론은 아마 대한민국이 최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방법, 저 방법 안 나와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사실 요즘 어린 세대들은 상대적으로 영어를 잘합니다. 조기교육의 힘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이고 지역적입니다. 지역적 편차가 크다는 얘깁니다.
쉽게 얘기하면 영어에 조기부터 돈 많이 투자한 아이가 더 잘한다입니다. 오히려 투자한 만큼 못 건지는 아이들이 더 많아 보이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지금 성인들이요?
토익, 토플, 텝스 점수 높아도 외국인이랑 커피 마시면서 신나게 하고 싶은 말 하면서 떠드는 사람들 드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일종의 방법론입니다. 여느 방법 중 하나겠지만 가장 원론적인 것입니다.
영어를 떠나서 언어라는 것은 노출로 습득하게 되어있습니다. 노출입니다. 즉 경험입니다.
A와 B가 있습니다. (둘의 인지능력이나 언어능력은 비슷하다는 가정하에)
둘 다 영어를 배우는 입장입니다.
A는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한국 TV를 줄이고 영어 콘텐츠를 보기로 합니다. 틈틈이 버스 안에서나 지하철 안에서도 mp3를 이용하여 영어 라디오를 듣던 영화를 듣던 영어를 듣습니다. 그리고 매일 꾸준히 영어로 된 책을 읽습니다. 거기에 시간을 좀 더 내어 영어로 혼자 떠들어보기도 하고 영화 대사를 따라 해보기도 하고 합니다. 이렇게 했더니 하루에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5시간이 넘어갑니다. 집중하는 시간은 2~3시간 정도 됩니다. 나머지 시간은 부담없이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입니다.
B는 영어회화학원에 다닙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토익강의를 듣습니다. 그리고 단어를 외우고 문제집을 사서 풀어제낍니다. 그리고 곁들어 시중에 범람하는 영어학습 관련 서적을 사서 읽습니다. (한국어로 되어있겠죠?) B는 영어공부를 하루에 대략 4시간 정도 합니다. 그중 순수 영어로 듣고 말하고 보는 시간은 2시간 정도입니다.
과연 A와 B 중 누가 영어를 잘하게 될까요? 누가 더 영어다운 영어를 표현할 수 있을까요?
과연 누가 더 영어 내공이 쌓일까요? 누가 더 부담이 없을까요?
한국 사람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빨리빨리' 입니다. 미국 한인 업소에서 일하는 멕시코 노동자들이 한국 사장님으로부터 가장 먼저 배우는 말도 "빨리빨리"입니다.
그래서 영어도 어떡해서든 빨리 습득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100단어도 외워보고 문법도 파보고 여러 가지 방법론에 기웃거립니다. 여러 가지 방법론이 나오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똑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으니까요. 사람에 따라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방법론이 나와야 자신에게 맞는 처방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문제는 아주 기본적이고 바탕에 깔아야 할 것을 등한시 한 채 방법에만 얽매여 있다는 겁니다.
최단시간에 최대의 효율을 뽑아내기 위해 방법을 동원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을 망각한다는 것입니다.
배우고 싶은 언어에 최단시간을 노출하고 최대의 효율을 뽑기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욕심입니다.
국내파 중 영어 잘해서 영어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그 중 이보영 씨와 문단열 씨가 유명하죠.
이분들 나름 자신들만의 방법론으로 책도 여러 권 냈습니다. 그럼 이분들 방법만 따라 하면 영어가 될까요?
이분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터득한 바탕에는 바로 장시간 노출이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주위에 영어 잘하는 사람들 관찰해보세요. 100% 영어에 노출된 시간이 상당할 겁니다.
그 사람들에게 방법을 묻기 이전에 하루에 얼마나 노출했냐를 물어보세요.
하루에 한국어 노출 시간보다 배우고 싶은 언어의 노출 시간을 더 할당해보세요. 그것을 꾸준히 지켜보세요.
요즘 같은 시대에 오히려 돈도 더 적게 들고 노출하고 경험할 방법은 너무나 많습니다. 이것이 어렵나요?
이것이 어렵고 귀찮다면 영어 정복하기를 포기하셔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각 분야별로 어떻게 노출하면 좋을까를 써보겠습니다.
W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