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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Education)/영어(English)

내가 싫어하는 한국식 학교 영어문제

중, 고딩들의 중간고사 셤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때마다 내가 중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짓은 무엇일까요???

그렇다..내가 하는 일이 애들 영어 가르치는 일이니..
당연히 학교시험 대비, 즉 내신대비를 해 주는 것이 내가 이맘때쯤 하는 짓이다.

물론 영어를 위해서 별로 내키지는 않는 일이긴 하지만....
현실은 현실!!!!현실에 맞서 싸울만한 용기가 내게는 없기 때문에!!!!
현실에 맞춰 우리 불쌍한 중학생들과 '한국식 학교영어문제'라는 지옥에 같이 뛰어든다.
솔직히 점수 잘 나오면 기분 좋긴 좋자나~~~자기만족인거지 뭐...

자~~현실은 현실이고....비판할것은 비판해야 겠다..
솔직히 한국 학교영어문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을수도 있겠지만....적어도 내가 보기엔 문제가 많~~~~~~다..
한국식 학교영어문제들이 진짜 영어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영어 잘하는 애들이 학교영어시험도 잘 본다고???
영어는 원어민처럼 하는데 학교영어시험 죽쓰는 애들 한두명 본게 아니다...
특히 외국에서 살다 온 애들 초반에 한국식 영어시험에 당황한다.
물론..영어 잘 하는 이런 애덜, 조금만 연습시켜주면 금방 따라잡기는 한다.
그러나...한국식으로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ㅡㅡ;
재밌지 않은가??? 학교 샘보다 영어 잘하는데 학교 시험 때문에 영어 다시 배우라니~


자 그럼 이제부터 원어민들도 울고 갈 판타스틱한 한국식 학교영어 문제들을 공개하겠다~!!

1. 다음 중 용법이 틀린 하나를 고르시오....

Wow~이놈의 용법문제~~!!!! 이놈의 용법문제는 To부정사, 동명사, 조동사, 관계대명사 등등..
...참 많은데..
그중에 몇개만 소개하도록 하겠다~!

a. I want to kick his ass.
b. To see my friend is fun.
c. I hate to study English grammar.
d. I need something to hit.
e. All I want is to see her face.

요놈들 중에서 용법이 혼자 튀는 녀석을 고르라는 문제는 한국학교시험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용법이 대체 뭐냐라는 질문도 중딩들에게 자주 받는다.
용법은 바로 쓰임새다. 그럼 대체 저 문제에서 뭔 쓰임새가 혼자 튀는 걸 잡아내란 말이에요??
라는 질문도 당연히 받는다..
그럼...이렇게 대답해준다...
"그게 뭐냐면...underlined 된 녀석들이 명사처럼 쓰였냐..아님 형용사처럼 쓰였냐..
아님 부사처럼 쓰였냐?"

이런 문제를 미국인 + 캐나다인 여러명에게 물어본 결과....
그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What the heck is the point of the question????"
ㅡㅡ; ㅡㅡ; ㅡㅡ; ㅡㅡ; ㅡㅡ;

그래...대체 이 문제의 정체와 목적이 무엇인지 당췌 알수가 없다.
이 쓰임새 모르면 해석이 정확히 안되서? 이해가 안되서?
그럴리가 없자나!!!

답을 먼저 공개하자면 d 다. Why?
딴녀석들은 다 명사적 용법인데 d 지혼자 형용사적 용법이라서....ㅡㅡ;
사실 d 도 형용사적 용법이냐 부사적 용법이냐...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다..
단순히 어떠한 상황없이 저 문장 달랑 하나로 어떤용법이니 따지는 거 자체가 우스운거다..
왜 논란이 되는지는 나중에~~~
우리 애덜 이런 문제 풀려면 해석 한번씩 들어가주는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그럼 이번에 애들 문제를 풀어주다가 애들을 당황케 했던 문제를 2개 공개하겠다~!!

다음 can의 의미가 나머지 넷과 다른 하나는?

a. I can swim.
b. Can I go with you?
c. He can cook very well.
d. I can read the English newspaper.
e. Can you speak English?

답을 알겠는가? 물론 한국 중학생들은 아주 잘 맞힐것이다. 어려운 문제는 아니니까 말이다.
정답은 b 다..왜??? 글쎄 왜일까.....?
b 에서 쓰인 can은 허락의 의미이고, 나머지 것들은 할 수 있다라는 능력의 의미라서....

헐~~~이게 대체 뭐냐고...당췌 이 문제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걸 맞추면 영어를 잘하는 것이고...틀리면 영어를 못하는 것이고....
와~환장할 노릇이다!!
저걸 모르면 의미가 이해 안되는 것인가?
문법 전혀 모르는 영어 동화책 좀 읽어 본 초등학생들도 책 읽다가 영화 보다가
저 중에서 어떤 문장이 나와도 걍 이해해버린다....
근데 저런 문제 나오면 틀린다....ㅡㅡ; 저런 문제는 왜 존재하는 걸까....
굉장히 철학적인 문제임에 틀림없다.

또 하나??? 오케이~!! 가보자~!!

다음 It 중 쓰임(용법)이 다른 하나는?

a. It is 7 o'clock.
b. It is cloudy.
c. It is on the desk.
d. It is Wednesday today.
e. It is September.

이 문제는 바로 비인칭 주어에 관한 문제인데...뭐 이 문제도 조금만 알려주면 애덜 금방 맞히는
어렵지는 않은 문제다..
참고로 답은 c 다. c의 it은 대명사로 특정한 어떤 그것을 지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데 이 문제에 대한..나의 question은???
그렇다..역시...이 문제의 목적은 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와 무슨 상관이 있으며 영어실력을 재는 기준이 될수 있나?
하는 것이다...

중1수준 정도의 용법문제들을 뽑아봤는데......뭐 중2, 중3으로 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복잡해질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용법문제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서술형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학교샘들도 우선적으로 쓸데없는 문제를 먼저 줄일텐데...
그 중에 용법 문제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그래도 꼭 한 문제씩은 나오더라....ㅡㅡ;

그럼 이번에는 국어 문제 하나 내보겠다.
이 문제는 '기적의 영문법'이라는 책에서 이 용법 문제를 지적하면서 냈던 문제다.
그러니 정확히 똑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내 아이디어는 아니다.

다음 밑줄친 '쳤다' 중 용법이 틀린 하나는?

ㄱ. 나는 방망이로 공을 쳤다.
ㄴ. 그는 연필로 책상을 쳤다.
ㄷ. 그녀는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쳤다.
ㄹ. 선생님은 몽둥이로 나의 엉덩이를 쳤다.
ㅁ. 그는 당구채로 볼링공을 쳤다.

답은 무엇일까요? 외국인들이 한국말 배우면서 이런 문제를 접하면 참 황당할것이다.
이것은 철학 혹은 논리를 논하는 문제인지 아니면 아예 넌센스 퀴즈인지 헷갈린다.


2. 발음 문제....강세 문제....

아~~옛날이여~~
대부분의 학교에서 없어지는 문제라 참 다행이라고 여기는 중인데..
옛날 중딩 시절 발음기호 외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희한한 기호 보면서 발음 익히고....강세 익히고...
이 발음문제와 강세문제가 대체 몇년이 된 문제냐!!!

당시 파닉스란 개념도 없던 시대, 단어보면 어떻게 발음내는지 몰라서...
발음기호 보면서 해당단어의 발음을 익혀야 했던 시대...
미국영어가 무조건 좋은줄 알고 미국발음만 영어발음인줄 알았던 시대...
그래...이런 시대에 나올법한 문제가 아직도 나오는 곳이 간혹 있다.

영어가 공용어가 되어 미국영어, 영국영어, 호주영어, 뉴질랜드 영어...
심지어 필린핀영어, 인도영어, 싱가폴영어 까지 있는 마당에...
이 발음문제가 왠말이여......
미국에서 싹스 하면 socks 즉 양말이 되지만 호주에선 싹스 하면 sucks가 되는 데 말이다.

오히려 영어에서는 발음보다는 강세가 중요하다. 발음은 좀 안좋아도 왠만큼 알아듣는데...
강세는 틀리면 아예 못알아 듣거든....
그렇다고 강세문제가 시험에 나올만한 문제냐...?
이건 아니라고 본다...
무슨 강세를 시험을 봐...그냥 많이 들으면서 저절로 익히는 거지...

발음과 강세문제는 이왕 볼거면 지필시험에서가 아니라...
평소에 교과서에 나오는 대화문장 Groupwork 시켜서 평가하는게 낫겠다...
발음과 강세는 소리인데 이 소리를 왜 지필시험으로 평가하나??? 넌센스다...


3. 암기를 강요하는 서술형 문제...

그래..바로 이것이 가장 애덜이 힘들어하는 부분이요...점수 젤 많이 깎아먹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서술형식 문제는 아주 아주 아주!! 긍정적이라고 본다.
그리고 괜찮은 서술형 문제들도 자주 보인다.
허나 방식에 문제가 있는 문제들도 자주 보인다.

이 방식이 말이다...교과서에 나온 본문내용을 암기해야만 풀 수 있는 방식이란 말이다.
자 그럼 쉽게 예를 들어볼까?

예를 들어 원어민에게 이런 문제를 주었다고 가정해보자.

Q. 다음 문장과 같은 뜻이 되도록 빈칸을 채우시오.(빈칸에는 한단어씩)
    I like chocolate most.
    ---> There's (     )(     )(     )(     )(     )(     )

대체 이게 뭥미??? 단어가 주어진 것도 아니고....
이걸 맞출만한 원어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아니...맞춘다고 할지라도 이게 무슨 퍼즐도 아니고....
두뇌개발 프로그램 퀴즈도 아닐진데....

물론 교과서에 나온 내용이고 배웠을 것이다.
그렇기에 교과서 본문을 달달 외운 애덜은 당연히 맞출것이다.
아니면 예상문제를 잘 찝어준 학원 다니는 애덜은 잘 맞을것이다.
그러니 학교영어시험 잘 보려면 본문정도는 외워주는 센스를 발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쪽집게 학원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럼 이번에도 국어 문제 하나 내보겠다.

Q. 다음 문장과 같은 뜻이 되도록 빈칸을 채우시오.(빈칸에는 한단어씩)
    나는 초콜렛이 미치도록 좋아.
    --->초콜렛은 (    )(    )(    )(    ).

정말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한국인에게도 판타스틱한 문제다~!!



사실 괜찮은 문제들도 많은 건 사실이다.
모든 학교 영어시험을 싸잡아 비판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기 싫어 변명을 하지만...
괜찮은 문제가 많은 것 또한 사실이며 어디까지나 일부 말도 안되는 문제들을 지적한 것이였다.
언제쯤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과목이 단순암기과목이 아닌 진정한 언어과목이 될지.....


Wo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