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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Education)/영어(English)

DVD가 영어교육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요즘은 영어 DVD가 영어교육의 한 도구로써 인기가 있습니다.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많은 부모님이 원어로 된 만화영화 아니면 영화 DVD를 보여줍니다. 또 이런 방법으로 어릴 때부터 영어를 접해온 아이의 성공담을 책으로 출판하는 사례도 더러 있습니다.

그럼 과연 이런 DVD 시청이 아이들에게 영어교육의 효과가 있을까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찬반논란이 진행 중입니다. 제가 보기엔 끝나지 않을 논쟁일듯싶군요.

저같은 경우는 제 학생들에게도 DVD를 보여주기 때문에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두루 봐와서 그런지 중도 입장이지만 찬성쪽에 더 가깝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활용과 궁합의 차이죠.

해당 언어를 정복하려면 당연히 소리를 정복해야 합니다.
소리가 먼저니 글자가 먼저니 하는 논쟁은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먼저가 아니고 둘 다 정복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영어 울렁증은 대부분은 이 '소리'에서 옵니다. Text는 꽤 잘 읽고 이해하는데 외국인끼리 얘기하는 걸 옆에서 들으려고 해도 "솰랴솰랴'로 들립니다. 문법 대입하고 이리저리 해서 대충 쓰기는 좀 되는 것 같은데 외국인이랑 대화를 하려면 말이 안나옵니다.

바로 이 '소리'를 잡기에는 DVD가 꽤나 괜찮은 도구입니다. 

만화나 영화 말고도 흔히들 연습하는 영어뉴스나 오디오북도 있지만,

우선 만화나 영화는 아이들의 집중력을 끌어냅니다. 바로 '재미'로 말이죠.

그럼 DVD의 장점과 단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장점으로는


1. '재미'가 있다.
이 '재미'란 요소는 특히 집중력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아주 중요합니다. 공부란 느낌을 받지 않고 영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2. 시간 단위당 input(입력량)이 상당하다.
무엇보다 빠른 속도로 대화를 주고받으니 상영시간(running time) 동안 상당한 양의 영어를 들을 수 있습니다.

3. 현지에서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표현들로 가득 차있다.
회화표현으로는 따라올 교재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특히 현지에서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생생한 표현들로 가득 차 있으니 회화 측면으로 보면 아주 유용합니다.

4. 실제 살아있는 영어에 귀가 익숙해진다.
속도 면이나 표현의 활용도를 놓고 보았을때 실제로 살아있는 영어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귀가 현지에 가도 편할 정도로 익숙해질수 있습니다. 물론 수년간 많이 들었을 경우를 얘기합니다.


그럼 단점은?


1. '중독'의 가능성이 높다.
저 역시도 그렇고 부모님이라면 자녀들이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섭다는 DVD나 게임에 중독되는 걸 원치 않습니다. 영어 DVD라고 해서 중독이 괜찮지는 않겠죠? 중독이 되지 않게 어른들이 옆에서 잘 조절해주어야 합니다.

2. 재미를 못 느끼는 경우 효과가 미미하다.
시청자(아이나 어른이나)가 해당 콘텐츠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그저 화면만 보고 귀는 닫아버리는 사태가 생깁니다.

3. 영어를 재미만으로 접근하다 학습적으로 접근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의 나이가 어릴수록 이러한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영어를 재미있게 DVD를 보면서 흡수하다가 갑자기 학습적으로 들이밀면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DVD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영어동화'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서를 많이 한 아이들은 학습적으로 들어가도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훨씬 덜 하기 때문입니다.

4. 화려한 액션을 좋아하는 경우 소리보단 화면에만 민감해진다.
특히 남자아이들의 경우가 많은데 화려한 화면효과나 액션은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무척 매력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매력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아이들의 선호도가 액션 만화, 영화 쪽으로만 치우치게 되고 이런 영화들의 경우 러닝타임 내내 대화보다는 액션이나 화면에 뿌려주는 효과들로 도배를 하기에 영어를 '듣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봐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톰과 제리'는 대사가 거의 없습니다.

5. 어휘를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역시 어휘를 확장하기에는 책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DVD만으로는 학습적으로 파고들지 않는 이상 기본어휘 이상의 어휘들을 확장하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DVD 시청에 관한 FAQ (개인적인 의견)


모든 것에 장단점이 있듯 모든 방법에는 성공하는 예도 있으며 실패하는 예도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해당 방법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역시 활용과 궁합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통계학자는 아니지만 여러 해 아이들을 봐온 경험을 토대로 의견을 쓰자면,
성공한 아이들의 경우 우선 DVD 시청을 '재미있게 즐기는' 아이들입니다. 그만큼 콘텐츠에 집중을 하는 것이죠.
화면만 보는 것인지 아니 소리도 듣는 것인지 확인해보는 방법에는 들리는 대로 따라 써보는 dictation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너무 과하면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으니 조절이 들어가야 합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유명어학원에서 쓰는 한 장면을 들으면서 따라 하는 미미킹도 좋습니다.

가끔 학부모님들께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Q. 아이가 하나만 죽어라 보는데, 다양하게 보는게 더 좋지 않나요?
A. 반복을 좋아하고 싫어하고는 아이의 성향입니다. 다양하게 보는 것도 좋지만 반복적으로 본다고 해서 해가 될 것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반복이 큰 효과를 거두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Q. 아이가 스펀지밥만 너무 좋아해요. 전 개인적으로 교육적인 다큐멘터리를 보여주고 싶은데요.
A. 부모님의 욕심입니다. 대사는 전혀 없고 액션으로만 도배되거나 아이들의 심리에 나쁜 영향을 미칠만한 콘텐츠가 아니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 욕심에 교육적인 프로를 보여주면 아이가 집중을 못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일단 재미가 없으면 귀를 닫아버립니다. 교육적인 프로에 흥미를 불어 넣어주려면 꼭 부모님이 같이 시청하면서 옆에서 대화하셔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도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Q. DVD도 쉬운 것부터 레벨별로 보는것이 좋지 않나요?
A. 사실은 제가 생각하기에도 책처럼 DVD도 쉬운 것부터 레벨별로 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DVD를 레벨별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상 매우 힘든 일이며 초등학교 4학년이 미국 유치원생이 보는 만화를 보면 매우 유치해 흥미가 떨어집니다. 4학년이 좋아하는 스펀지밥이나 헤리포터에도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DVD는 본인이 좋아하고 집중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됩니다.

Q. 아이가 제대로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확인해보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A. 가장 좋고 확실한 방법은 같이 보면서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위에 언급했듯 몇몇 장면을 정해놓고 미미킹을 시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쓰기가 가능한 고학년인 경우는 들리는 대로 따라 쓰는 dictation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Q. DVD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보다는 나쁜 영향을 더 많이 미친다고 생각해요.
A. 물론 책이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활용하기 나름입니다. 인터넷이 아이들에게 득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듯이 DVD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부모님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자녀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면 즉각 중단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DVD를 통한 영어교육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DVD만으로 영어를 정복하는것은 매우 힘들지만 궁합이 잘 맞고 적절하게 활용을 한다면 '소리'를 훈련할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고 말입니다.

DVD 자막에 관한 부분도 논란이 많이 되는 부분인데 이 자막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트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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